[WBC] "결과 내야 하는 대회"…바꾼 타격폼 머리에서 지운 이정후

[WBC] "결과 내야 하는 대회"…바꾼 타격폼 머리에서 지운 이정후

링크판 0 96 -0001.11.30 00:00

올겨울 장착한 '더 간결한' 타격폼 적응에 애먹어

WBC 목표 "삼진당하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 만드는 것"

경기 펼치는 이정후
경기 펼치는 이정후

(오사카=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6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오릭스와의 연습경기.
한국 이정후가 1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타격하고 있다. 2023.3.6 [email protected]

(오사카=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난 시즌 KBO리그 타격 5관왕을 차지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한 뒤 타격폼 수정에 나섰다.

매년 조금씩 수정은 해왔지만, 본인이 "(이렇게 크게) 바꾸는 건 프로 데뷔하고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큰 변화다.

움직임이 심한 메이저리그 투수의 빠른 공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간결하게 스윙을 바꾼 이정후는 겨울 동안 새로운 타격폼에 적응하려고 구슬땀을 흘렸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대표팀 3번 타자로 낙점된 그는 그러나 캠프에서부터 좀처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아 고전했다.

지난 1일 귀국 인터뷰에서 "바꾼 타격폼으로 편한 자세를 찾은 게 소득"이라며 "나는 공도 제대로 못 맞힌다. 다른 사람보다 내가 걱정"이라며 정신적인 압박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달려라, 이정후
달려라, 이정후

(오사카=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6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오릭스와의 연습경기.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박해민이 친 안타에 1루 주자 이정후가 3루로 달리고 있다. 2023.3.6 [email protected]

일본으로 떠나기 직전인 3일 SSG 랜더스 퓨처스(2군)팀과 연습경기에서는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우려를 샀던 이정후는 일본으로 건너온 뒤 첫 평가전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로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 WBC 공식 평가전에 3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친 것이다.

안타 2개는 깔끔하게 밀어쳐 좌익수 쪽으로 보냈고, 잡아당긴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해 2개의 땅볼 아웃으로 이어졌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정후와 상대했던 오릭스 선발 투수 구로키 유타가 "오늘 직구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훌륭한 선수라 생각한다"며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 꼽을 정도로 날카로운 모습을 되찾았다.

기자회견 하는 김하성, 이강철 감독, 이정후
기자회견 하는 김하성, 이강철 감독, 이정후

(오사카=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김하성(왼쪽부터), 이강철 감독, 이정후가 6일 일본 오사카시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 WBC 공식 평가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3.3.6 [email protected]

이정후는 지금도 바꾼 타격폼으로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다.

타격폼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최대한 편한 폼으로 좋은 타이밍에 스윙할 수 있도록 타석에 임한다"고 말했다.

때에 따라서는 수도 없이 휘둘러 몸이 기억하고 있는 예전의 타격폼으로 회귀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말이다.

머릿속에서 타격폼에 대한 생각을 지우고, 상황에 맞는 최적의 스윙을 하겠다는 게 이정후의 생각이다.

그는 "더는 타격폼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지 않다. 결과를 내야 하는 대회라 좋은 타격폼으로 쳐야 좋은 결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막내로 출전했던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주축 타자 가운데 하나였던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와 2020 도쿄올림픽과 지금의 이정후는 위상이 다르다.

이정후 타격훈련
이정후 타격훈련

(오사카=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5일 일본 오사카 마이시마 버펄로스 스타디움에서 WBC 한국 대표팀 이정후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2023.3.5 [email protected]

이제는 대표팀 최고의 타자로 해결사 노릇을 해야 한다.

타격폼을 바꿔서 WBC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할 수 없다.

반드시 성과를 내야만 하는 자리에서 결과를 강조한 이정후지만, 타격에 대한 접근법은 그대로다.

평소 리그에서 했던 말처럼 "모든 경기에서 삼진당하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기 위해 타석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리그 최강의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삼진 없이 질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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