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놓친 오지환

(오사카=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6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오릭스와의 연습경기.
한국 오지환이 2화말 1사 1,3루 상황에서 오릭스 야마하시의 내야땅볼을 놓치고 있다. 2023.3.6 [email protected]

(오사카=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눈앞에 둔 한국 야구대표팀이 첫 번째 공식 연습경기에서 과제를 확인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 일본 오사카시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 연습경기에서 2-4로 졌다.

이날 한국은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한 주전 3루수 최정(SSG 랜더스)이 선발 명단에서 빠진 대신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3루수로 출전했다.

WBC에서 김하성과 키스톤 콤비를 이룰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원래 포지션인 2루를 지켰다.

이강철 감독은 최정의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자 5일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오지환이 유격수로 나서고, 김하성이 3루수로 출전한다"는 '플랜B'를 공개했다.

현역 메이저리거인 김하성(유격수)과 에드먼(2루수)이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지난 시즌 KBO리그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오지환이 유격수 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의미다.

김하성-에드먼-오지환

(오사카=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5일 일본 오사카 마이시마 버팔로스 스타디움에서 WBC 한국 대표팀 오지환(왼쪽부터)과 김하성, 에드먼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3.3.5 [email protected]

그러나 결과적으로 오지환이 유격수로 출전한 오릭스전은 플랜B의 한계를 확인했다.

KBO리그에서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오지환은 연달아 실책을 저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 선발 소형준은 0-1로 끌려가던 2회말 1사 2루에서 이케다 료마를 상대로 유격수 쪽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 오지환은 2루 베이스 쪽으로 느리게 굴러가던 타구 처리 방법을 놓고 뒤로 물러날지, 앞으로 달려와 처리할지 고민하다가 공을 더듬고 말았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소형준은 '땅꾼'이라는 별명답게 야마아시 다쓰야로부터 다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이번에도 오지환은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려다 글러브에서 타구를 제대로 빼지 못해 모든 주자를 살려줬다.

김하성, 첫 안타

(오사카=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6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오릭스와의 연습경기.
한국 김하성이 1회초 1사 상황에서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3.6 [email protected]

자신감을 잃은 오지환은 3회에도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처리해줘야 할 깊숙한 타구를 놓쳐 내야 안타를 내줬다.

대신 오지환은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쪽 2루타를 터트려 수비에서의 아쉬운 모습을 만회했다.

후속 타자 에드먼의 포수 앞 땅볼 때는 슬라이딩으로 태그를 피하며 3루에 진루하는 과감한 베이스러닝을 보여줬다.

한국은 6회말 시작과 동시에 오지환을 빼고 9번 타자 자리에 3루수 최정을 투입했다.

그리고 김하성이 3루에서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로 돌아오면서, 대표팀은 처음으로 김하성-에드먼 키스톤 콤비를 실전 경기에서 가동했다.

미소짓는 에드먼

(오사카=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6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오릭스와의 연습경기.
한국 에드먼이 1회말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3.3.6 [email protected]

공교롭게도 유격수로 옮긴 김하성도 6회 실책을 범했지만, 주전과 백업의 실책은 의미가 다르다.

단기전인 국제대회는 흐름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지환이 선발 유격수로 출전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교체로 경기에 들어간 최정은 수비에서 민첩한 몸놀림을 보여주고, 8회 첫 타석에서 파울 홈런을 치는 등 순조롭게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는 걸 입증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최정이 컨디션을 회복해 본 대회에 선발 3루수로 출전하고, 오지환은 벤치에서 대기하는 것이다.

만약 최정의 회복세가 더디면 김하성을 3루에 고정하고,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유격수로 나서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한국 벤치는 8회말 시작과 동시에 김혜성을 유격수로 투입해 또 다른 조합을 시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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